1. 구산업지역이란 무엇인가?
1) 구산업지역의 개념
- 정의: 과거에 공업화가 먼저 이루어져 번영을 누렸으나, 현재는 **장기적 경제 침체와 도시 문제(환경, 범죄, 실업 등)**를 겪고 있는 지역
- 특징:
- 제조업 비중이 높고, 철강·석탄·섬유 등 전통산업이 많은 비중을 차지
- 인구밀도가 높으며, 임금과 생활비도 상대적으로 높아 신산업 유치가 어려움
- 특정 산업의 독과점 구조가 고착되어, 구조조정이 지연되거나 실패하는 경우 많음
2) EU에서의 구산업지역
- 농촌 낙후지역(주변부) 뿐만 아니라, 이미 오래전에 공업화에 성공했으나 신산업 대체 지연과 집적의 불이익 때문에 도시 경쟁력을 상실한 지역도 중요한 정책 대상
- 대표적인 예: 영국 맨체스터, 독일 루르(Ruhr)·자르(Saar), 프랑스 르와르(Loire) 등
2. 구산업지역 쇠퇴를 설명하는 주요 경제이론
1) Convergence vs. Divergence 가설
- Convergence(수렴)이론:
- 신고전학파 경제이론에 기반
- 자유로운 생산요소 이동(노동, 자본)과 공정한 경쟁이 유지된다면, 지역 간 격차는 장기적으로 해소된다는 주장
- 이 시각에서는 정부의 지역정책이 불필요하거나 최소화되어야 함
- Divergence(확산)가설:
- 비주류경제학(누적적 인과론 등)에 기반
- 규모의 경제와 같은 외부성으로 인해, 초기 우위를 확보한 지역은 계속 성장하고, 그렇지 못한 지역은 점점 더 낙후
- 정책적 개입을 통해 지역 간 격차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
2) 산업대체부진론(delaying of industrial replacement)
- 산업 라이프 사이클(Industry Life Cycle)을 전제로, 한 지역의 경제가 계속 활발히 유지되려면, 구산업이 쇠퇴할 때 신산업이 제때 등장해야 함
- **마샬(M. Marshall)**의 지역경제 발전 6가지 유형
- Carrier type: 한 시점까지 고용이 늘다가 이후 감소하는 전통부문
- Replacement type: 구산업이 신산업으로 원활히 대체되는 발전형
- Structural decline: 구조침체가 지속되어 고용 감소가 멈추지 않는 유형
- Structural expansion: 꾸준한 구조 확장으로 고용이 늘어나는 유형
- Echo type: 구산업이 신산업으로 대체되긴 하지만, 결과적으로 현상유지 수준
- Buoyant type: 구산업→신산업 대체가 활발해 경제가 크게 확장
- 구산업지역의 문제:
- 초기 공업화로 도시 집적이 심해져 지가, 임대료, 생활비 증가
- 창업 및 신산업 유입에 불리해져 구조적 불황 가속
3) 양극화반전가설(Polarization-Reversal Hypothesis)
- 지역경제 발전 과정에서 한 번은 집중화(Polarization), 또 한 번은 **탈집중화(De-Polarization)**가 나타난다는 주장
- 초기: 대규모 집적 이익으로 특정 지역이 집중 성장
- 후기: 도시문제(임금·지가 폭등, 환경오염, 범죄 등)가 커지면서 집적의 불이익이 커짐
- 산업이 탈집중되고, 주변 비성장지역의 저렴한 토지와 인건비가 부각되어 새로운 산업이 그곳으로 이전
- 예시: 독일 자르‧루르지방 → 헤센·바덴뷔르템베르크 → 바이에른지역으로 첨단산업 중심축이 이동
3. 구산업지역의 대표적 사례: 독일 ‘루르(Ruhr) 지역’
1) 루르지방 개요
- 독일의 대표적 공업지대: 도르트문트(Dortmund), 두이스부르크(Duisburg), 에센(Essen), 보훔(Bochum) 등 대도시가 밀집
- 19세기 석탄·철강으로 전성기를 누렸으나, 1960년대 이후 첨단산업 중심지가 남부 독일로 이동하면서 구산업지역으로 전락
- 1970~80년대 에너지 위기와 전 세계적 철강 경쟁 심화로 고용 급감, 실업률 증가, 도시 문제 심각
2) 구조조정 노력
- 1970년대 말 지방정부 주도로 ‘루르지방 구조개선을 위한 공동체 과제(GRW)’ 발표
- 1980년대부터 대규모 예산을 투입해 신산업 단지 조성, 노동력 재교육, 벤처기업·기술 혁신센터 육성
- 1990년대 이후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협력하여 테크노파크, 사이언스파크 등 첨단기술 클러스터를 조성, 실업률 및 환경문제 개선
- 완벽한 회복은 아니지만, 철강·석탄 중심에서 기술·서비스 산업으로 전환하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음
4. EU 차원의 지역정책과 구산업지역 지원
1) EU 지역정책의 필요성
- 로마조약(1957)부터 지역 간 균형 발전을 추구
- 유럽단일화법(SEA)(1986)과 마스트리히트조약(1992) 등을 통해, 낙후지역과 더불어 구산업지역에 대한 지원 필요성 강조
- 주요 이유(암스트롱 정리):
- 회원국 단독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‘공동 이익(vested interest)’
- 자금 지원의 명확한 목적 설정(‘financial targeting’)
- 국가 간 ‘정책 공조(coordination)’
- 통합에 따른 지역 격차 심화 가능성(effects of integration)
- EU 내 다른 정책(환경·무역 등)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(effect of other EU policies)
- 지역 간 균형 발전 자체가 **추가 통합(further integration)**을 촉진
2) EU 지역정책 기금
- 유럽지역발전기금(ERDF)
- 1975년 창설, 인프라(도로·발전소·수도 등), 기업투자, 교육·연구 분야에 투자
- 유럽사회기금(ESF)
- 실업 문제 해결, 직업교육, 노동안정에 초점
- 유럽농업구조조정기금(EAGGF)
- 농업구조 개선, 농촌개발 지원
- 유럽석탄철강공동체기금(ECSC)
- 철강·석탄산업 지역의 구조조정 사업 지원
- 유럽투자은행(EIB)
- 대규모 지역개발사업에 융자·투자
이 기금들을 종합적으로 활용해 **제1 목표(낙후지역 개발)**와 **제2 목표(구산업지역 활성화)**를 추진 중.
맺음말: 구산업지역의 미래와 정책적 시사점
오늘날 구산업지역 문제는 단순히 ‘낙후지역 지원’만으로 해결되지 않습니다. 오랜 공업화로 누적된 도시문제, 높은 지가, 경직된 노동시장, 환경규제 등 복합적 요인이 구조조정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입니다.
- 신산업 육성과 적극적인 R&D 투자: 첨단 기술 및 서비스 분야를 도입해 산업구조 전환을 촉진
- 토지‧주거 정책 개선: 공장부지, 연구단지, 창업단지 등 적극적 부지 재개발 추진
- 노동시장 유연화: 재교육, 직업훈련 등 고용촉진 정책과 함께, 고임금·고비용 구조를 개선
- 지역 특화산업 발굴: 관광, 문화, 서비스 등 해당 지역만의 장점을 최대화
독일 루르지방처럼 중앙정부‧지방정부‧EU의 협력과 대규모 정책자금이 투입된다면, 구산업지역도 새로운 산업과 지속가능한 경제구조를 구축해 나갈 수 있습니다.
구산업지역의 사례는 우리나라의 전통 공업도시와도 맞닿아 있습니다. 수도권·비수도권 간 격차와 함께, 노후 공업도시의 구조조정은 매우 중요한 정책 과제이기도 합니다. EU 및 독일 루르지방의 경험이 국내 구도심 재개발이나 산업구조 고도화 방안 마련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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